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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잉글랜드 이즈 마인(England Is Min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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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영국, 2018.07.05 개봉
94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마크길
주연- 잭 로던, 제시카 브라운 핀들레이, 조디 코머

단편으로 주목받던 마크 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지만 영국에서는 비틀즈이래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평할만큼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더 스미스를 다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음악 전기 영화처럼 밴드의 역사를 다루기보다 밴드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이었던 보컬 모리세이의 밴드 데뷔전을 주목하는 영화다. 왜 그토록 뛰어난 가사가 탄생할 수 있었는 지에 더 주목한 것 같다.


그래서 영화는 사실상 드라마의 강조보다 시적인 컨셉을 잡고, 영상시적인 부분이 과감하게 강조된 편이다. 삽입되는 음악도 직접적으로 부르기보단 오버랩 되어 흐르고, 중요한 보컬의 등장 장면도 몽환적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시적인 대사들은 물론 모리세이가 존경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시나 문구들, 기타 유명 작가들의 문구가 자주 쓰이며, 신중하게 가사를 작사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잡아낸다.



그 중에서 이미지 연출은 정말 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핵심적인 역할로 잡힌 듯하다. 시작부터 강둑을 흐르는 거친 흙탕물을 보여주지만 시종일관 담배 연기가 자욱한 듯한 복고풍의 안개와 흐릿한 연초점의 분위기들이 강하고, 아예 몇몇 장면들은 그 공기가 시각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부분들마저 앞서의 오버 랩을 이용한 음악들과 불안함을 표시하는 비뚤어진 구도, 클로즈업된 사물들과 반영되어 비치는 유리들을 활용해서 표현했다. 잠시라도 있는 그대로 평범하게 보여주려는 장면이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 주목받기 시작한 라이징 스타 잭 로던은 어떤 스타일을 해도 빛이 나는 외모로 모리세이 특유의 어두운 감석적인 감정들을 연기해내며 극의 분위기를 휘어 잡는 역할을 보여줬다. 불안해서 옷깃을 잡는 미세한 장면이나 입술을 내미는 표정 연기, 움츠러드는 자세를 통해 인물의 감정을 은유하는 것까지 굉장히 디테일한 연기였다. 이는 컨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영국식 소소한 코믹함이 슬쩍 끼어드는 장면들에서도 자연스럽게 캐릭터로 소화해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고로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평범한 음악 전기에서 벗어나 있지만 모리세이의 음울하고 감수성 넘쳤던 데뷔 전 시기를 다뤄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 당시의 복고풍 이미지와 시적인 영상에 신경 쓴 나머지 미장센 같은 장식성이 다소 짙고, 몇몇 중요한 캐릭터들은 사라져 버리며 밴드의 열성팬이 아니라면 알아보기 힘든 요소들이 많이 쓰인 편이다. 하지만 성장의 모티브에 집중하면서 내면을 억압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의 이야기로서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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