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지질학

판구조론은 미완성 이론

반응형

 판구조론은 지구과학 학문사에서 20세기 최대의 성과라고 일컬어지는 이론으로서,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대륙이 지구 표면에서 수평방향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이다. 지면이 상하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문화 괴테도 알고 있었다. 괴테는 알프스 여행 중에 물고기 화석을 보고 표고가 높은 그 땅이 과거에는 해저였던 것을 알아차리고 땅이 상승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땅이 지구 표면을 수평 방향으로 수천 킬로미터나 움직인다는 착상은 20세기에 등장한 것이다. 판구조론의 두 번째 특징은 다른 학설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구를 관측해 온 결과 얻어낸 성과라는 것이다. 만유인력의 뉴턴, 상대론의 아인슈타인, 양자론의 플랑크와 같이 한 사람의 위대한 천재에 의해 과학사의 큰 비약이 이루어진 것과는 크게 다르다. 우선 배로 다니며 측정할 수 있는 관측 기기가 개발되어 그것을 배에 탑재하고 긴 항해를 반복한 결과 지자기 줄무늬를 발견하였다. 일본의 태평양 쪽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주응력이 일본 열도에 대하여 직각인 것은 1940년대 전후부터 알고 있었다. 일본 열도 내 20~30지점에 지진계를 배치하고 주야로 관측을 계속하여 지진이 일어나면 관측 결과를 모아 해석함으로써 주응력 방향을 알게 된 것이었다. 조사가 진척되어 태평양판이 일본 열도에 부딪치고 그 힘으로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밝혀졌다. 지진학이 판구조론에 공헌한 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판구조론이 막 제창된 1970년대에는 아직 이 이론을 믿지 않는 연구자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판구조론은 지구 표면 부근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다. 도호와 해구가 왜 형성되었는지 히말라야 산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 지구의 대지형을 설명할 수 있다. 지진과 화산의 분포도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판구조론은 지형학, 측지학, 지진학, 화산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현상을 지구 내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점이 당시까지의 모델과 크게 다르다. 이런 판구조론이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판은 해령 부근에서 솟아올라 해구 부근에서 침강한다. 판마다 반드시 솟아오르는 곳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도카이 지진과 난카이 지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판은 솟아오르는 곳이 어디인지 명료하지 않다. 또한 남극판의 경계는 대부분 해령이며,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경계가 침강하는 곳이거나 스쳐지나가는 유형이다. 대부분 판이 솟아오르는 곳이므로 그 경계는 바깥쪽으로 확대되어 100만 년 동안에 50만km2의 비율로 면적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 남극판은 확대되고 있는지 어느 판이 남극판이 확대된 만큼 침강하고 있는지 해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산 경계가 이동하는 메커니즘을 모르고 있다. 포사 마그나 동쪽의 일본 열도는 북아메리카판에 속하는지 마이크로판에 속하는지 마이크로판이라면 어떤 모습인지 등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판구조론이 지구 표면 부근의 최적 모델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판구조론은 여전히 미완성 이론인 것이다.

반응형

'과학 > 지질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산이 만든 아름다운 지형  (0) 2019.01.14
어스패러티란?  (0) 2019.01.14
활단층이란?  (0) 2019.01.11
화산 분화는 예지가 가능할까?  (0) 2019.01.07
화산 분화의 종류와 프로세스  (0) 2019.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