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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지질학

어스패러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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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지진 시 발생하는 강한 진동과 관련하여 단층면의 어스패러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진은 진원 단층이 어긋나면서 발생한다. 대지진의 경우 진원 단층은 단층 전체가 똑같이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어긋나기 쉬운 곳과 어긋나기 어려운 곳이 있으며, 어긋나기 어려운 곳이 파괴될 때 강한 지진파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원 단층에서 대지진 시 강한 진동을 발생시키는 영역을 어스패러티라고 한다. 어스패러티는 본래 돌기물이라는 의미이며, 물리학에서는 요철이 있는 두 개의 면에서 강력한 마찰을 일으키며 접하고 있는 돌기 부분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지진의 경우에는 진원의 단층면에서 강력하게 달라붙어 있는 부분을 가리킨다. 강력하게 달라붙어 있는 부분을 고착역이라고도 부른다. 이 부분은 강도가 크므로 단층이 파괴될 때 끝까지 버티다가 마지막에 크게 미끄러지며 강한 지진동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는 강도가 큰 부분과 크게 미끄러지는 부분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어스패러티의 정의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진원 단층에서 가장 강력하게 달라붙어 있어 대지진 발생 시 강력한 지진동을 일으키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지진의 진원 단층면은 크기 때문에 단층면에서 어스패러티 영역을 지진 발생 전에 알 수 있다면, 그 단층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강력한 지진동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도난카이, 난카이 지진에서도 어스패러티 영역을 여러 가지로 가정하여 강력한 진동 계산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어스패러티 장소에 따라 교토, 오사카, 고베 지역과 나고야 지역에서 진동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스패러티는 단층의 고착도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어떤 방법으로 단층면에서 영역마다의 고착도를 알 수 있다면 어스패러티 분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인공 지진으로 만든 판 경계면의 반사파를 이용하여 고착 영역과 비지진성 미끄럼 영역의 차이를 검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수십 년 간격으로 반복되는 판 경계의 대지진은 반복될 때마다 같은 영역에서 강한 진동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어스패러티가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GPS로 지면의 움직임을 감시함으로써 대지진이 일어날 때 그리고 그 전후에 판 경계면의 미끄럼 분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또한 대지진의 파형 해석을 통하여 지진 시 미끄럼 분포를 파악하게 됨으로써 크게 미끄러지는 영역이 지진 후에 고착도가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더욱이 산리쿠 앞바다에서는 1992년의 지진으로 크게 미끄러진 지역이 1952년의 지진으로 크게 미끄러진 지역과 대부분 거의 일치했던 것도 밝혀졌다. 이런 지역을 어스패러티라고 생각하면 어스패러티의 크기를 지진 규모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고착역뿐 아니라 비지진성 미끄럼이 일어나는 영역도 발견되고 있다. 비지진성 미끄럼 영역이란 지진파를 일으키지 않고 서서히 수일에서 수년에 걸쳐 미끄러지는 영역이다. 어스패러티는 반복될 뿐 아니라 파괴될 수도 있으므로 어스패러티 주변의 비지진성 미끄럼의 동향을 GPS 등의 관측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변화를 근거로 지진의 발생 시기를 예측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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