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연구자들은 계기를 관측하여 지진의 전조로 여겨지는 여러 가지 사실을 얻는다. 그러나 이들 사실도 정말로 전조로 확인된 것은 적으며, 대부분 지진 발생 후에 전조로 인정받은 것이다. 지진은 지하에서 암석의 갈라진 틈이 미끄러짐으로써 발생한다. 갈라진 틈은 단단하게 달라붙어 있는 상태이므로 미끄러지기 전에 암석이 뒤틀리게 된다. 이 뒤틀림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전조 관측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암석이 뒤틀림으로써 간접적인 여러 현상들이 야기되며 이들도 전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지진 예지를 위해서는 암반의 변형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삼각 측량과 수준 측량을 실시하여 장기간에 걸친 지면의 뒤틀림과 상하변동을 측정하고 있다. 이런 측량에는 시간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기준점의 3차원 변화를 측정하는 GPS 연속 관측이 실시되어 매일의 변화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지각 변동을 측정하기 위하여 깊이 수백 미터~수 킬로미터의 수직공 속에 변형계와 경사계를 매설하여 측정하고 있다.
암반의 뒤틀림으로 인하여 생기는 각종 현상도 측정하고 있다. 과거 대지진 시 지하수의 수위를 비롯하여 온도, 수질에 변화가 나타났다고 하므로 이들의 측정도 계속되고 있다. 수위 변화와 온도 변화는 측정하고 있는 우물의 성질에 달려 있는 부분이 많으므로 진원에 가깝다고 반드시 변화가 큰 것은 아니다. 대지진 발생 전에 우물이 말랐다거나 물이 뿜어져 나왔다는 기록은 다수 남아 있다. 또한 큰 지진 전후에 온천의 온도와 수량이 변했거나 흙탕물로 바뀌었다는 등의 보고도 다수 있다.
이들 전조가 지진 예지에 유효하려면 대지진이 반복될 때마다 이런 변화가 재현되어야 하는데 그런 점은 알 수가 없다. 또한 암석이 압축되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던 라돈 같은 특수한 원소가 방출되므로 이들의 농도 변화를 관측하기도 한다. 암반의 뒤틀림과 지하수의 변화로 인하여 지하의 전기 저항이 변한다면, 지면을 흐르는 전류의 크기도 변화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전조 현상은 모두 지표 부근에서 관측된 것들이다. 대지진이 일어나는 깊이는 얕은 지진일지라도 5 km 이상이기 때문에 깊은 땅 속 암반의 뒤틀림이 직접 지표에 나타나기는 어렵다.
지진이 일어나는 깊이에서의 암반 상태를 직접 반영하는 현상으로는 지진 활동의 변화가 있다. 대지진 전에는 일시적으로 소지진의 발생이 감소하고 지진이 없는 공백 지역이 나타난다고 한다. 또 예고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즉, 지진 활동에 변화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암반의 성질이 변화하면 그곳을 통과하는 P파와 S파의 속도가 변화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렇게 가능성을 지닌 전조 현상들이 다수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어느 것도 결정적인 것은 없다. 각각의 현상이 특유의 오차와 잡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지진이 반복하면 전조 현상도 반복되는지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하게 지진을 예지하기 위하여 몇 가지 현상이 복합하여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암석이 어떻게 뒤틀리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 전조 현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전조 발생 메커니즘도 연구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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